환절기 보양식 돼지고기 수육 부드럽게 삶는 법과 진한 고기 육수 활용 팁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따뜻하고 기름진 단백질로 기력을 보충하고 싶어집니다. 우리 50대 나이가 되면 소화력이 예전 같지 않아 기름에 튀기거나 구운 고기보다는 푹 삶아 기름기를 쏙 뺀 수육을 자주 찾게 됩니다. 수육은 조리법이 단순해 보이지만 잘못 삶으면 고기가 퍽퍽해지거나 누린내가 나서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오늘은 수년간 가족들의 밥상을 책임지며 터득한, 잡내 없이 야들야들하게 수육을 삶는 불 조절 요령과 남은 고기 육수를 버리지 않고 진국으로 활용하는 실속 노하우를 나누어 드립니다.


돼지고기 수육을 삶기전 핏물을 빼줍니다.
찬물에 담그고 자주 물을 교체해 줍니다.


 수육 맛을 좌우하는 신선한 부위 선택과 핏물 제거

부드러운 수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기 부위 선택이 가장 기본입니다. 고소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원하신다면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히 섞인 통삼겹살이나 오겹살이 좋고, 담백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신다면 가성비 좋은 앞다리살을 고르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고기를 구매한 후에는 찬물에 담가둘 필요 없이 키친타월로 표면의 핏물을 꼼꼼히 닦아주는 것만으로도 잡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살이 너무 두껍다면 중간중간 칼집을 살짝 넣어주어야 속까지 양념 향이 골고루 배고 익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누린내를 완벽히 잡는 향신 채소와 황금 불 조절

많은 분들이 찬물에 고기를 처음부터 넣고 삶는 실수를 하곤 합니다. 찬물에서부터 익히면 육즙이 빠져나가 고기가 퍽퍽해지므로, 반드시 물이 팔팔 끓어오를 때 고기를 넣어야 겉면이 빠르게 응고되어 육즙을 꽉 가둘 수 있습니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대파 잎, 양파 반 개, 통마늘 서너 쪽, 편 썬 생강 한 톨, 통후추를 넣고 재래된장 한 큰술을 풀어줍니다. 된장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잡아주고 고기에 알맞은 간을 더해줍니다. 물이 끓으면 고기를 넣고 뚜껑을 연 채로 강불에서 10분간 끓여 잡내를 날려준 뒤, 뚜껑을 닫고 중약불로 줄여 40분에서 50분 정도 뭉근하게 삶아줍니다. 젓가락으로 가장 두꺼운 부분을 찔렀을 때 핏물이 배어 나오지 않고 쑥 들어가면 알맞게 익은 상태입니다.

도마 위에서 부드럽게 삶아진 돼지고기 수육을 꺼내서 식혀 줍니다.
도마 위에 부드럽게 삶아진 돼지고기 수육을 꺼내서 식혀 줍니다.


 육즙을 지키는 레스팅과 진한 육수 활용 비법

잘 삶아진 수육은 불을 끄고 냄비 안에서 5분에서 10분 정도 그대로 두는 뜸 들이기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퍼져있던 육즙이 고기 중심부로 다시 모여 훨씬 촉촉해집니다. 도마 위에서 썰 때도 결의 반대 방향으로 썰어주어야 씹는 질감이 부드럽습니다. 고기를 건져내고 남은 육수는 기름과 찌꺼기가 떠 있지만 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천연 고기 육수입니다. 고운 면포나 체망에 받쳐 찌꺼기를 걸러낸 후 차가운 곳에 두면 하얗게 굳은 기름이 뜹니다. 이 기름만 숟가락으로 걷어내면 구수한 국물 요리의 베이스가 완성됩니다. 이 육수에 묵은지를 송송 썰어 넣고 김치찌개를 끓이거나, 시래기와 된장을 풀어 구수한 배춧국을 끓여내면 별도의 조미료 없이도 깊은 감칠맛을 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