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남은 음식 활용법 얼큰하고 시원한 전 튀김 섞어찌개 황금 레시피

 긴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나면 냉장고에는 가족들을 위해 정성껏 부쳐낸 각종 전과 튀김들이 층층이 쌓여 있기 마련입니다. 처음 한두 번은 따뜻하게 데워 먹으면 고소하고 맛있지만, 며칠 내내 먹다 보면 특유의 기름기 때문에 금방 속이 느끼해지고 물리기 십상입니다. 이럴 때 처치 곤란인 남은 명절 음식들을 한데 모아 얼큰하고 칼칼하게 끓여내는 섞어찌개 하나면 온 가족의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시원하게 우려낸 멸치 채소 육수에 다진 마늘을 듬뿍 넣은 매콤한 양념장을 풀고 전골처럼 바글바글 끓여 먹으면, 전과 튀김에서 우러나온 고소한 기름과 매운 국물이 어우러져 기가 막힌 감칠맛을 자랑합니다. 명절의 피로와 느끼한 속을 단번에 확 풀어줄 얼큰한 전 튀김 섞어찌개 끓이는 비법을 차근차근 나누어 봅니다.


섞어찌개의 맛을 좌우하는 첫 번째 비결은 바로 깔끔하고 시원한 밑국물에 있습니다. 찌개에 들어가는 전과 튀김 자체에 이미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시판 사골 육수나 고기 육수를 사용하면 국물이 자칫 텁텁하고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냄비에 내장을 제거해 마른 팬에 살짝 볶은 국물용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국물의 시원함을 더해줄 무 한 토막, 양파 반 개, 대파 뿌리를 넉넉히 넣어 푹 끓여줍니다. 채소에서 우러나온 달큼하고 개운한 맛이 멸치의 구수함과 어우러져 기름진 전골 요리의 베이스로 가장 훌륭한 맑은 육수가 완성됩니다. 물이 끓어오르면 다시마는 10분 만에 먼저 건져내고, 나머지 재료는 20분 정도 뭉근하게 더 끓인 뒤 건더기를 모두 걸러내어 깔끔한 육수만 준비해 둡니다.

전골냄비에 멸치, 다시마, 양파, 무, 대파 뿌리를 넣고 시원하고 맑게 끓여내는 섞어찌개용 채소 육수
전과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기 위해 사골 육수 대신 맑은 멸치 채소 육수를 시원하게 우려냅니다.


국물을 매콤하고 개운하게 만들어줄 양념장은 찌개의 핵심입니다.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으면 국물이 텁텁해지므로 고춧가루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춧가루 3큰술에 국간장 2큰술, 참치액이나 멸치액젓 1큰술을 넣어 깊은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여기에 한국인의 입맛에 빠질 수 없는 다진 마늘을 넉넉하게 1큰술 반 정도 듬뿍 넣고, 후춧가루를 톡톡 뿌려 알싸한 맛을 살려줍니다. 맛술 1큰술과 매실청 1작은술을 살짝 섞어주면 양념장의 풍미가 한층 고급스러워집니다. 만들어 둔 양념장은 재료가 어우러지도록 조리 시작 전에 미리 섞어 10분 정도 숙성시켜 두면 훨씬 붉고 고운 색감을 냅니다.


냉장고에 있던 동그랑땡, 꼬치전, 동태전, 깻잎전, 새우튀김 등 다양한 명절 음식들을 꺼내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줍니다. 이때 전 표면에 묻어있는 굳은 기름을 키친타월로 가볍게 한 번 톡톡 닦아내 주면 국물이 한결 깔끔해집니다. 넓고 얕은 전골냄비 바닥에 시원한 맛을 내줄 콩나물이나 얇게 썬 무를 한 줌 깔아줍니다. 그 위로 손질해 둔 전과 튀김들을 가장자리를 따라 빙 둘러가며 보기 좋게 담아냅니다. 중간중간 팽이버섯이나 느타리버섯, 어슷하게 썬 대파와 청양고추를 끼워 넣어주면 채소의 향긋함이 더해져 더욱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 완성됩니다.


고춧가루, 다진 마늘 듬뿍, 국간장, 액젓 등을 황금비율로 섞어 만든 얼큰한 섞어찌개 특제 양념장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를 베이스로 하고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 텁텁하지 않고 칼칼한 감칠맛을 냅니다.


재료가 담긴 냄비에 미리 우려둔 멸치 채소 육수를 전이 반쯤 잠길 정도로만 자작하게 부어줍니다. 전이 육수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물을 너무 많이 잡지 않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냄비 가운데에 숙성해 둔 매콤한 마늘 양념장을 얹고 센 불에서 끓이기 시작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국물이 끓어오른다고 해서 숟가락으로 내용물을 마구 휘저으면 절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의 튀김옷과 계란물이 벗겨져 국물이 지저분해지고 탁해지기 때문입니다. 양념장이 자연스럽게 풀어지도록 끓는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서 위로 살살 끼얹어주며 끓여야 전의 모양이 예쁘게 유지됩니다. 전 속까지 매콤한 국물이 쏙 배어들면 불을 끄고 식탁에 올려 따뜻하게 즐기시면 됩니다. 기름진 속을 뻥 뚫어주는 얼큰한 국물과 부들부들해진 전의 조화는 명절 끝에 만나는 최고의 별미가 될 것입니다.